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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기조 전환 요구에 “일관성 유지”…끝내 ‘총선 민의’ 외면[윤 대통령 2주년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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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엔 시장 정상화 노동 정책엔 법치 확립 자평2년간 경제·외교·탈원전 등 정당성 강조…변화 의지 안 보여국민 목소리 경청 야당·언론 소통 밝혔지만 실현 힘들 듯
윤석열 대통령의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 내용은 ‘국정기조 유지, 현안 입장 재확인’으로 요약된다. 이번 기자회견은 총선 참패 이후 윤석열 정부 국정 방향 전환 의지를 가늠하는 시험대였다. 윤 대통령은 변화 대신 기존 입장 고수를 택했다. 민생 중심 국정, 소통과 협치 확대 의지는 강조했다. 하지만 국정기조와 주요 정책의 방향 전환이 전제되지 않은 민생·소통·협치 확대의 실효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이날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발표한 국민보고는 지난 2년간 국정운영 기조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꾸려졌다. 경제·외교·노동·원전 산업 등 첨예한 진영 갈등을 불러온 정부 정책 기조 대부분이 지난 2년의 성과로 다뤄졌다. 총선 참패로 정부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민의의 심판이 내려진 후에도 방향 전환 의지는 보이지 못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부자 감세’ 논란을 빚은 부동산 세제정책은 징벌적 과세를 완화해서,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애썼다고 설명했다. 미·일 치중 논란을 빚은 외교 노선은 우리의 안보를 강화할 뿐 아니라 경제적 기회를 더욱 확장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노동계 반발을 부른 노동정책은 노사 법치주의 확립 조치로, 탈원전 정책 백지화는 원전 생태계 복원으로 평가했다. 기존 국정운영 방향 전반을 정당화하면서 유지해나가겠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도 부자 감세니 이런 비판도 많이 있습니다만 대기업 감세다, 부자 감세다 하는 비판과 공격에 직면하면서도라며 다주택자와 대기업 세금 완화 정책 기조를 유지할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 같은 ‘기조 불변’에는 ‘국정 방향은 옳았으나 국민이 체감할 변화가 부족했다’(지난달 16일 국무회의)는 윤 대통령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회견에서 총선 패배 원인에 대해 결국은 민생에 있어서 아무리 노력했더라도 국민들께서 체감하는 변화가 많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기조의 일관성 유지’를 강조한 데도 ‘방향은 틀리지 않았다’는 인식이 확인된다.
총선 참패에 대한 반성은 나왔다. 윤 대통령은 미흡했던 부분들을 또 생각을 하고 부족한 부분이 뭐였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기자회견)고 말했고, 국민보고에서는 국민 여러분의 삶을 바꾸는 데는 저희의 힘과 노력이 많이 부족했다고도 했다. 다만 ‘고민의 결과물’, 자성의 결과가 기조 변화 의지 표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국정 기조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윤 대통령이 내세운 변화의 방점은 민생 중심의 국정, 소통과 협치 확대에 찍혔다. 운영 방식 개선에서 답을 찾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더욱 소통하는 정부, 또 민생에 관해서 국민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는 정부로 바뀌어야 한다는 그런 기조 변화는 저는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론 소통 확대와 함께 야당과의 소통 강화도 강조했다. 그는 끈기, 인내, 진정성, 신뢰, 대화, 성의, 이런 것들을 먹고사는 것이 협치라며 협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민생·소통·협치 확대로 나아가는 데는 한계가 뚜렷해 보인다. 당장 윤 대통령이 이날 국회 협조를 요청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세제 개편 등은 야당이 반대해온 정책들이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해병대 채 상병 수사에 대한 대통령실 외압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검에도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본인과 배우자를 향한 의혹을 풀고가자는 야당과 국민 다수의 요구를 외면한 것이다. 이처럼 여론과 거꾸로 가는 소통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야권은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고집불통 전파 낭비라는 반응을 내놨다. 정국 현안을 고리로 야권과 인스타 팔로워 구매 정책적 협치 국면을 조성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 특검법을 정치공세, 정치행위로 규정한 것도 야당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왔다. 정책 기조와 현안 대응에서 방향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 한 협치 확대는 계속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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